오늘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환자에게 도움일까 혼란일까를 주제로 디지털 기기와 치매: 양날의 검을 이야기해볼 예정입니다.
디지털 기기가 치매 환자에게 줄 수 있는 긍정적 효과
치매 환자에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디지털 기기는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다. 올바르게 활용하면 두뇌 자극과 정서적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첫째, 인지 훈련과 기억력 자극이다. 터치스크린 게임, 퍼즐 앱, 그림 그리기 앱 등은 환자의 손과 눈을 동시에 사용하게 하여 두뇌 활동을 촉진한다.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기억력과 주의 집중력 유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둘째, 사회적 연결 유지다. 영상 통화나 메시지 앱을 활용하면 멀리 있는 가족이나 친구와 연결될 수 있다. 환자가 외로움이나 고립감을 느낄 때, 디지털 기기를 통한 소통은 정서적 안정감을 높여준다.
셋째, 감각 자극과 즐거움 제공이다. 음악, 동영상, 사진 등은 환자가 과거 경험을 떠올리게 하거나, 즐거운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좋아하는 노래를 틀거나 어린 시절 사진을 보여주는 것은 치매 환자의 기분을 즉각적으로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디지털 기기가 치매 환자에게 혼란을 주는 경우
하지만 디지털 기기는 언제나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적절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혼란과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첫째, 과도한 자극과 정보 과부하다. 화면이 빠르게 바뀌거나 알림이 많으면 환자의 뇌는 혼란을 느낀다. 치매 환자는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앱을 여러 개 동시에 사용하거나 영상과 소리를 동시에 접하면 불안이 커진다.
둘째, 사용 방법 이해 어려움이다. 터치 동작이나 메뉴 선택이 복잡하면 환자는 기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좌절감을 느낀다. 때로는 버튼을 반복적으로 누르거나 앱을 무작위로 열어 혼란을 유발하기도 한다.
셋째, 수면 방해와 일상 리듬 혼란이다. 밤늦게 화면을 보거나 밝은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돼 수면이 방해받는다. 수면 패턴이 깨지면 낮과 밤의 구분이 흐려지고, 배회 행동이나 불안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넷째, 현실과 가상의 혼동이다. 치매 환자는 화면 속 영상이나 메시지를 실제 현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뉴스 영상에서 사건을 보면 실제로 집 안에서 일어난 일처럼 믿거나, 앱 속 캐릭터와 상호작용하며 혼란스러워할 수 있다.
안전하게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는 방법
1) 단순하고 직관적인 앱 선택
치매 환자에게는 복잡한 기능이 많은 앱보다는 직관적이고 단순한 앱이 좋다. 예를 들어, 그림 그리기, 음악 듣기, 퍼즐 게임처럼 버튼이 명확하고 조작이 쉬운 앱을 활용한다.
2) 사용 시간과 환경 조절
짧은 시간 동안 사용하도록 하고, 사용 전후로 휴식 시간을 둔다. 낮 시간에 주로 활용하고, 밤에는 사용을 피하면 수면 패턴을 깨지 않으면서 즐거움을 줄 수 있다.
3) 가족과 함께 사용
환자가 기기를 혼자 사용하면 오류나 혼란이 생길 수 있다. 가족이 곁에서 도움을 주면서 사용하면 좌절감을 줄이고, 기기를 통한 즐거움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사용 중 발생하는 의문점이나 불안을 즉시 해결할 수 있다.
4) 시각적·청각적 자극 조절
화면 밝기, 음량, 알림 설정 등을 조절해 과도한 자극을 줄인다. 필요하면 화면 필터를 사용해 눈부심을 완화하고, 소리를 낮춰 불필요한 자극을 최소화한다.
5) 현실과 가상 구분 돕기
환자가 화면 속 내용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이때 가족은 친절하게 현실과 가상을 구분시켜 주되, 강하게 부정하지 않고 공감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화면 속은 재미있는 영상이야. 실제로는 여기 없지?”라고 부드럽게 안내한다.
디지털 기기는 치매 환자에게 두뇌 자극과 정서적 안정, 사회적 연결을 제공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하지만 과도한 자극, 사용 방법의 어려움, 수면 방해, 현실 혼동 등으로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가족은 단순하고 직관적인 앱을 선택하고, 사용 시간과 환경을 조절하며, 환자와 함께 안전하게 활용해야 한다. 또한 현실과 가상을 구분할 수 있도록 부드럽게 안내하면, 기기가 환자의 일상을 돕는 도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디지털 기기는 양날의 검과 같다. 올바르게 사용하면 치매 돌봄에서 큰 도움이 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혼란과 위험을 불러온다. 가족이 신중하게 관리하고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