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공유경제, 중고거래 열풍을 분석하며
소유의 시대에서 경험의 시대로 오늘은 Z세대는 왜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할까?를 소개해 드릴예정입니다.
Z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세대)는 흔히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린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일상에 녹아 있었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과 끊임없이 연결되어 성장했다. 이전 세대가 소유를 통해 자아를 표현했다면, Z세대는 경험을 통해 자신을 보여준다.
과거 세대에게 집, 자동차, 명품 같은 물리적 자산은 곧 사회적 지위를 상징했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적 환경은 이 공식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 불안정한 노동시장, 치열한 경쟁은 ‘소유의 꿈’을 점점 멀어지게 했다. 이런 현실에서 Z세대는 소유 대신, 현재를 즐기며 삶의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경험을 선택한다.
또한 소유는 유지와 관리라는 부담을 동반한다. 차를 소유하면 보험료, 세금, 유지비가 따른다. 집을 사면 대출 상환과 관리비 부담이 뒤따른다. 반면 경험은 순간에 집중할 수 있고, 끝나면 더 이상 책임이 남지 않는다. Z세대에게는 이 자유로움이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마지막으로 경험은 소셜미디어 시대의 중요한 자산이다. 명품 가방을 사더라도 몇 번의 인증샷으로 끝나지만, 여행이나 페스티벌, 원데이 클래스 같은 경험은 사진, 영상, 스토리로 끊임없이 기록되고 공유된다. 경험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자아 브랜딩의 도구가 된다.
구독·공유·중고거래, Z세대를 사로잡은 새로운 소비 방식
Z세대가 경험을 중시하는 태도는 구체적인 소비 행태에서 잘 드러난다. 바로 구독경제, 공유경제, 중고거래 열풍이다.
(1) 구독경제: 언제든지, 필요할 때만
구독경제는 ‘소유하지 않고 사용 경험을 누린다’는 가치관을 대표한다. 넷플릭스, 디즈니+, 스포티파이 같은 플랫폼은 DVD나 CD를 소유하지 않아도 수천 개의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최근에는 화장품, 간식, 의류, 자동차까지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가 늘어나며 생활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Z세대에게 구독의 매력은 유연성이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해지할 수 있고, 필요할 때만 구독하면 된다. 소유의 부담 없이 다양한 경험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2) 공유경제: 함께 쓰는 효율과 친환경 가치
Z세대는 합리성과 친환경을 동시에 중시한다. 자동차를 소유하기보다 쏘카나 카카오T 바이크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고, 프리랜서나 스타트업은 위워크 같은 공유 오피스를 선택한다. 주거 역시 셰어하우스를 통해 주거비를 절약하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한다.
공유경제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소유하지 않아도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게다가 공유는 쓰레기를 줄이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Z세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친환경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3) 중고거래: 합리성과 가치를 동시에
과거에는 중고거래가 ‘없는 사람이 하는 것’으로 인식되었지만, Z세대에게는 트렌디한 소비 방식이다. 당근마켓, 번개장터 같은 플랫폼은 일상적인 앱으로 자리 잡았고, 누구나 쉽게 거래에 참여한다.
Z세대는 한정판 스니커즈, IT 기기 등을 중고로 사고팔며 경제적 이득을 얻고, 동시에 환경적 책임을 실천한다고 생각한다. 중고거래는 더 이상 절약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가치 지향적인 선택으로 평가된다.
경험 중심 소비가 불러올 미래 변화
Z세대의 소비 태도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앞으로 사회와 산업을 바꿔나갈 거대한 흐름이다.
첫째, 산업 구조의 변화다. 과거 제조업 중심의 경제가 ‘소유를 위한 생산’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경험과 서비스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체험형 매장, 팝업스토어, 구독 모델 등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둘째, 브랜드 전략의 변화다. 이제 브랜드는 물건의 품질만으로는 Z세대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브랜드가 제공하는 ‘스토리’와 ‘경험’이 더 중요하다. 스타벅스가 단순한 커피 브랜드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게 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셋째,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다. 성공의 기준이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에서 ‘얼마나 풍부하게 경험했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개인의 행복 방식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가치관까지 바꾸고 있다. 앞으로는 경험과 의미가 자산으로 평가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Z세대가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이유는 단순히 경제적 현실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자아를 표현하는 방식,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현재의 만족을 찾는 방식, 그리고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실현하는 방식이 모두 맞물린 결과다.
구독경제로 더 많은 것을 유연하게 누리고, 공유경제로 효율과 친환경을 추구하며, 중고거래로 합리성과 가치를 재발견하는 세대. 그들의 선택은 단순한 소비 행태가 아니라 미래 사회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결국 우리는 이렇게 질문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세상에서 진정한 부는 무엇인가? 소유인가, 경험인가?”
Z세대는 이미 답을 내놓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가지고 있는 물건이 아니라, 남겨진 경험의 깊이다.